처음 장어를 잡던 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수조 안에서는 수백 마리의 장어가 쉼 없이 몸을 뒤틀고 있었다.
“한 번 잡아봐.”
선배의 말에 자신 있게 손을 넣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장어는 손가락 사이를 미끄러져 빠져나갔고, 물은 사방으로 튀었다.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장어는 그렇게 잡는 게 아니야.”
얼굴이 화끈거렸다.
창피했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일이 끝난 뒤에도 혼자 남아 장어를 잡는 연습을 했다.
손이 미끄러지면 왜 놓쳤는지 생각했고, 다음에는 더 단단히 잡으려고 노력했다.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장어는 힘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억지로 붙잡으려 하면 멀어지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마음을 연다는 것을 장어가 먼저 가르쳐 주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어느새 장어를 잡는 일은 익숙해졌고, 손질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하지만 나는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바로 신선함이었다.
좋은 장어는 살아 움직이는 힘부터 다르다.
눈빛이 다르고, 몸의 탄력이 다르다.
그 작은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 장어 장인의 첫걸음이었다.
그 무렵 나는 매일 새벽 같은 생각을 했다.
‘오늘 손질하는 장어는 누군가의 식탁으로 간다.’
아이가 먹을 수도 있고,
부모님 생신상에 오를 수도 있고,
오랜만에 모인 가족의 저녁 식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장어를 함부로 다룰 수 없었다.
한 마리 한 마리에 정성을 담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 시절의 나는 돈보다 기술을 쫓았고,
기술보다 사람을 배웠다.
그리고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바로 신뢰였다.
한 번 잃은 신뢰는 다시 얻기 어렵지만,
꾸준히 쌓은 신뢰는 평생 나를 지켜준다는 것을 시장은 가르쳐 주었다.
그날은 평범한 하루였지만,
돌이켜보면 내 인생을 바꾼 하루였다.
첫 번째 장어를 제대로 잡은 그날부터,
나는 단순히 장어를 파는 사람이 아니라
장어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