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의 꽃7

제7장 – 시장에는 스승이 많았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배운다.

하지만 나는 시장에서 인생을 배웠다.

경동시장에는 수백 명의 상인이 있었다.

나이도 달랐고,

성격도 달랐고,

장사하는 방식도 모두 달랐다.

그런데 한 가지는 같았다.

모두가 새벽보다 먼저 일어나 가족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모두가 무서워 보였다.

말투도 거칠었고,

웃음보다 호통이 더 많았다.

실수라도 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호통은 미움이 아니라 가르침이었다.

“기덕아, 장어를 던지지 마.”

“칼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다.”

“손님은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

그 말들은 당시에는 잔소리처럼 들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 한마디 한마디가 내 인생의 재산이 되었다.


시장에는 거짓말이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좋지 않은 장어를 좋은 장어라고 속이면

며칠 안 되어 소문이 퍼졌다.

약속 시간을 어기면

다음 거래는 없었다.

반대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광고를 하지 않아도 손님이 찾아왔다.

나는 그것을 두 눈으로 보며 자랐다.


어느 겨울날이었다.

한 선배가 내게 말했다.

“기덕아, 장사는 계산으로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사람이다.”

그때는 잘 몰랐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안다.

장사를 오래하는 사람은

물건을 잘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을.


경동시장에는 이름난 상인도 많았다.

노량진으로 장어를 납품하는 사람.

전국을 다니며 거래를 만드는 사람.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

나는 그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

‘언젠가는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그 꿈은 조금씩 현실이 되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시장에 가면 옛 선배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어떤 분은 세상을 떠났고,

어떤 분은 은퇴하셨다.

하지만 그분들이 내게 남겨준 가르침은 아직도 살아 있다.

나는 지금도 장어를 손질할 때면

그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정직하게 해라.”

“욕심내지 마라.”

“손님을 먼저 생각해라.”

그 세 마디는

37년 동안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나는 학교 졸업장은 하나뿐이지만,

시장에서는 수백 명의 스승에게 배웠다.

그래서 지금도 누군가 내게

“선생님이 누구입니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웃으며 대답할 것이다.

“경동시장입니다.”

그곳이 나를 장어 장인으로 만들었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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