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kg의 장어를 손질하며 제가 깨달은 7가지

장어를 처음 만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경동시장에서 처음 장어를 잡던 날, 저는 장어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했습니다. 손에서 미끄러지고, 물은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선배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1년, 10년이 지나면서 장어는 제 직업이 되었고, 제 인생이 되었습니다.

가장 많을 때는 하루에 300kg이 넘는 장어를 손질하기도 했습니다.

그 세월 동안 제가 배운 것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장어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신선한 장어는 손끝에서 바로 느껴집니다.

탄력, 움직임, 살의 상태를 보면 그날의 품질을 알 수 있습니다.

장어는 사람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좋은 장어는 처음부터 좋은 장어입니다.

두 번째, 손질이 맛을 결정합니다.

같은 장어라도 누가 손질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칼을 어디에 넣는지, 어떻게 손질하는지에 따라 식감과 풍미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손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세 번째, 새벽은 최고의 스승이었습니다.

남들은 잠든 시간에 시장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더운 여름에도 새벽은 변함없이 찾아왔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며 성실함을 배웠습니다.

네 번째, 손님은 장어보다 사람을 보고 다시 옵니다.

장어만 좋다고 다시 오는 것은 아닙니다.

약속을 지키고, 정직하게 설명하고, 믿음을 주는 사람이 있는 가게를 손님은 기억합니다.

장사는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다섯 번째, 욕심보다 신뢰가 오래갑니다.

눈앞의 이익을 선택하면 손님은 한 번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를 선택하면 몇 년, 몇십 년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하며 살아왔습니다.

여섯 번째, 실패도 제 스승이었습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업이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고, 사람 때문에 마음이 아팠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일곱 번째, 아직도 배우고 있습니다.

예순이 넘은 지금도 컴퓨터를 배우고, 블로그를 만들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성장도 멈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

많은 분들이 좋은 장어를 어떻게 고르냐고 물어봅니다.

저는 항상 같은 대답을 합니다.

좋은 장어를 파는 사람보다, 정직한 사람이 파는 장어를 선택하세요.

그 믿음 하나로 저는 지금까지 장어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블로그에는 광고를 위한 글보다, 제가 직접 살아온 이야기와 경험을 꾸준히 남기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백강수산 장어의꽃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