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금 제게 장어 전문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도 처음부터 장어를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 경동시장에 들어갔을 때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이었습니다.
장어를 어떻게 잡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손질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선배가 “한번 잡아봐.”라고 말했습니다.
용기 있게 손을 넣었지만 장어는 손가락 사이를 미끄러져 빠져나갔습니다.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졌고, 저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장어는 힘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경험으로 잡는다는 것을.
그날 이후 저는 남들보다 일찍 출근했습니다.
일이 끝난 뒤에도 혼자 남아 장어를 잡는 연습을 했습니다.
하루, 이틀, 한 달…
조금씩 손끝에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장어를 잡는 것이 익숙해질수록 더 큰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장어를 다루는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장어를 함부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을 다해 손질했습니다.
그 습관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장어를 손질했지만, 저는 아직도 첫 번째 장어를 잡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처음이 있습니다.
처음은 서툴고, 실수도 많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익숙해집니다.
장어도 그랬고, 제 인생도 그랬습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장어를 잘 고를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십니다.
저는 항상 같은 대답을 합니다.
좋은 장어는 좋은 사람이 정성껏 손질했을 때 더 큰 가치를 갖습니다.
그 믿음 하나로 저는 지금까지 장어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블로그에는 제가 37년 동안 시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진짜 이야기를 하나씩 남겨보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백강수산 장어의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