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새벽 세 시, 시장은 이미 깨어 있었다.
새벽 세 시.
세상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었지만, 경동시장은 이미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수조에서는 장어가 물을 튀기며 몸을 뒤틀었고, 시장 골목에는 트럭 불빛이 하나둘 켜졌다.
누군가는 그저 생선을 팔러 나온 새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그곳은 학교였고,
전쟁터였으며,
내 청춘을 바친 삶의 무대였다.
장어를 잡으며 손에 남은 상처는 시간이 지나 아물었지만,
사람에게 받은 상처와 고마움은 아직도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평생 장어를 손질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하지만 장어를 손질하는 동안 나는 사람을 배웠고,
신뢰를 배웠고,
포기하지 않는 삶을 배웠다.
이 이야기는 성공한 사업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다시 걸어온 한 장어 장인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긴 세월 끝에 피어난 꽃.
그 이름이 바로 ‘장어의 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