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의 꽃14

제14장 – 장어의 꽃은 계속 피어납니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꽃은 말이 없다.

하지만 피어나는 모습만으로도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내 인생도 꽃과 많이 닮았다.

젊은 날에는 씨앗이었다.

아무도 나를 알지 못했고,

나 역시 내 삶이 어디로 향할지 몰랐다.

비를 맞고,

바람을 맞고,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뿌리를 내리기 위해 버텼다.

그 시간이 37년이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는 특별한 비법이 없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고,

조금 더 성실하게 살았고,

조금 더 오래 버텼을 뿐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그 ‘조금’이 내 인생을 만들었다.


이제 나는 안다.

성공은 한 번의 큰 도약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벽시장으로 향하던 발걸음.

장어 한 마리를 정성껏 손질하던 손.

손님 한 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던 마음.

그 모든 순간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너희에게 큰 재산을 물려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이름 하나는 남기고 싶었다.

백강수산.

그리고

장어의꽃.

이 이름이 돈보다 더 큰 유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정직하게 살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분께도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지금 늦었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도 예순이 넘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컴퓨터를 배우고,

인터넷을 배우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은 서툴렀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니 길이 보였습니다.

나이는 꿈을 막는 이유가 아니라,

꿈을 더 소중하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나는 이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남긴 이야기는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경동시장의 새벽.

차가운 겨울 물.

손끝에서 꿈틀거리던 장어.

땀과 눈물.

그리고 웃음.

그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이름은 백기덕입니다.

평생 장어와 함께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한 송이 꽃이 피어 있을 것입니다.

그 꽃의 이름은…

장어의꽃.


작가의 말

이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닙니다.

넘어지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며 살아온 한 사람의 기록입니다.

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장어를 사랑했고,

사람을 믿었고,

포기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만약 이 책을 덮는 순간,

누군가가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다면,

그것으로 저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백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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