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직접 만난 흰 민물장어|검은 장어와 백장어의 차이

장어 일을 오래 하다 보면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사진은 제가 약 25년 전 장어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초록색 바구니 안에 평범한 검은 민물장어와 온몸이 하얀 장어가 함께 놓여 있습니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매일 사진을 찍던 시절도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남겨둔 이 한 장은 저에게 더욱 특별한 기록입니다.

25년 전 직접 만난 흰 민물장어

저는 37년 동안 장어를 취급해 왔지만 이렇게 몸 전체가 하얀 장어는 흔하게 볼 수 없었습니다.

검은 장어 옆에 하얀 장어를 함께 놓고 보니 색깔의 차이가 더욱 선명했습니다. 몸의 형태와 움직임은 일반 장어와 비슷했지만 피부색만큼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을 이용해 바로 원인을 검색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현장에서 보기 드문 장어를 만났다는 생각에 사진을 남겼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이 장어가 왜 하얗게 태어났는지 궁금해집니다.

흰 장어는 모두 알비노일까요?

몸이 하얀 동물을 보면 흔히 ‘알비노’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사진만 보고 알비노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동물의 몸 색깔은 멜라닌을 비롯한 여러 색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정상적으로 분포하지 않으면 몸이 일반적인 색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흰 장어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알비노

알비노는 멜라닌 색소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피부색이 매우 옅거나 하얗게 보이고 눈에도 색소가 부족해 붉거나 연한 색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2. 백색 변이 또는 루시즘

색소가 부분적으로 부족해 몸은 하얗거나 옅게 보이지만 눈의 색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일반적으로 루시즘 또는 백색 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 성장 환경이나 건강 상태에 따른 색 변화

장어의 몸 색깔은 서식 환경과 바닥 색, 빛, 성장 단계, 건강 상태 등에 따라서도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속 장어처럼 온몸이 매우 하얀 경우에는 단순한 환경 변화 이외의 원인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진 속 흰 장어가 정확히 알비노인지 다른 색소 변이인지는 외형만으로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구분을 위해서는 눈의 색과 색소 상태, 유전적 특징 등을 전문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검은 장어와 흰 장어는 다른 종류일까요?

사진 속 두 장어의 색깔은 크게 다르지만, 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다른 종류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종류의 민물장어에서도 드물게 색소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람도 피부색과 머리카락 색에 차이가 있듯이 동물에게도 선천적인 색소 변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장어’라는 말이 반드시 별도의 장어 품종이나 새로운 종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장어와 같은 종류이지만 색소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 개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흰 장어가 더 맛있거나 영양이 많을까요?

몸이 하얗다는 이유만으로 일반 민물장어보다 맛이나 영양이 더 좋다고 말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장어의 맛과 품질은 색깔보다는 다음과 같은 조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 장어의 크기와 성장 상태
  • 사육 환경과 먹이
  • 출하 당시의 건강 상태
  • 신선도와 보관 방법
  • 피 제거와 손질 상태
  • 굽는 방법과 양념

희귀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약효나 영양이 특별하다고 과장해서는 안 됩니다. 흰 장어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장어와 다른 독특한 외형과 희소성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장어의 색깔은 왜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질까요?

민물장어는 성장 단계와 생활환경에 따라 몸 색깔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바닥이 어두운 곳에서 생활한 장어는 전체적으로 짙게 보일 수 있고, 밝은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옅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장하면서 배 쪽과 등 쪽의 색이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경에 따른 일반적인 색 변화와 선천적인 백색 개체는 구별해야 합니다. 몸 전체가 뚜렷하게 하얗다면 단순히 밝은 곳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37년 장어 인생에 남은 한 장의 사진

장어 일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장어를 만났습니다. 하루에 최고 300kg을 손질한 날도 있었고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장어를 셀 수 없이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긴 세월 속에서도 25년 전에 만난 이 흰 장어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다면 지금은 기억으로만 남았을 것입니다.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장어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주고, 제가 걸어온 세월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 아니라 제가 장어 현장에서 직접 보고 촬영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소중합니다.

마무리

사진 속 하얀 민물장어는 일반적인 검은 장어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진만으로 알비노인지 백색 변이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흰 장어가 장어를 오래 취급한 사람에게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개체라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장어의꽃에서는 책에서 옮겨온 이야기만이 아니라, 37년 동안 장어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겪은 경험과 오래된 기록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사진 설명: 약 25년 전 장어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검은 민물장어와 흰 민물장어.
사진 촬영: 백강수산 백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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