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 새벽에서 시작된 장어 인생
아직 많은 사람이 잠든 새벽, 시장의 하루는 먼저 시작됩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짐을 나르는 소리와 상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하루 동안 판매할 물건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습니다.
나는 이 경동시장에서 민물장어 일을 처음 배웠습니다.
처음부터 장어를 잘 알았던 것은 아닙니다.
장어를 옮기고 상태를 확인하며 손질하는 일을 매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현장에서 부딪치며 장어를 배웠습니다.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장어의 세계
민물장어는 사진이나 설명만 보고 모두 알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닙니다.
같은 크기로 보이는 장어도 직접 들어보면 손에 느껴지는 무게가 다르고, 움직임과 몸의 상태도 조금씩 다릅니다.
장어가 들어오는 날마다 상태를 살피고 손질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좋은 장어를 고르는 일은 단순히 크고 비싼 장어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판매할 장어의 전체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고객이 어떻게 먹을 것인지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판단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수많은 장어를 직접 만지고 손질하면서 조금씩 쌓이는 것이 현장의 경험입니다.
좋은 장어를 고를 때 살펴보는 것
좋은 민물장어는 한 가지 기준만 보고 고르지 않습니다.
먼저 장어의 움직임과 전체적인 상태를 확인합니다.
몸에 상처나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고, 크기와 중량도 확인합니다.
같은 중량이라도 장어의 크기에 따라 마릿수와 식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큰 장어는 살이 두툼한 식감을 즐기기 좋고, 작은 장어는 여러 마리로 나누어 굽기 편합니다.
어느 크기가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보다 고객이 원하는 구성과 조리 방법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별보다 중요한 것은 정직한 설명
장어를 잘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고객에게 상품의 기준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민물장어를 처음 주문하는 고객은 1kg의 의미와 손질 후 중량, 마릿수 차이를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손질 전 원물 1kg은 머리와 뼈, 내장을 제거하면 실제 받는 중량이 줄어듭니다.
장어의 크기에 따라 같은 1kg이라도 마릿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생장어를 초벌하면 수분과 기름이 빠져 중량이 더 줄어듭니다.
이런 내용을 숨기지 않고 주문 전에 정확히 설명해야 고객이 믿고 장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고른 장어를 정성껏 손질합니다
장어를 선별한 뒤에는 손질이 시작됩니다.
머리와 뼈, 내장처럼 먹지 않는 부분을 제거하고 조리하기 편한 상태로 만듭니다.
손질은 단순히 칼로 장어를 자르는 일이 아닙니다.
장어의 크기와 상태에 맞춰 작업해야 하고, 고객이 받았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원물을 선택해도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고객의 식탁에서 좋은 장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원물 선별부터 손질과 포장까지 어느 과정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동시장에서 배운 책임
경동시장은 내게 장어만 가르쳐준 곳이 아닙니다.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려준 곳입니다.
좋은 날에는 물건이 빠르게 팔리지만, 시세가 오르거나 장어가 부족한 어려운 날도 있습니다.
특히 복날이 가까워지면 주문과 납품이 몰려 새벽부터 하루가 더욱 바빠집니다.
아무리 바빠도 고객과 약속한 중량과 품질을 지켜야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숨기기보다 먼저 설명하고 책임지는 것이 장사를 오래 이어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배웠습니다.
별내와 경동시장을 잇는 하루
지금도 장어를 준비해 별내 가게와 경동시장으로 움직이는 날이 있습니다.
장어가 필요한 곳에 맞춰 물량을 준비하고, 도착한 장어의 상태를 다시 확인합니다.
새벽부터 시작된 일이 손질과 포장, 납품으로 이어집니다.
고객이 보는 것은 포장된 장어 한 상자이지만, 그 안에는 장어를 고르고 손질하고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여러 사람의 시간과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
백강수산에서 장어의꽃까지
경동시장에서 시작한 장어 일은 여러 시장과 거래처를 거쳐 백강수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잘되는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하던 곳을 떠나야 했던 때도 있었고, 직접 시작한 식당에서 실패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장어를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가 가장 오래 배웠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장어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일어나 백강수산을 시작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이름인 장어의꽃을 준비했습니다.
장어의꽃은 단순한 상품 이름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배우고 견디며 다시 시작한 마음을 담은 이름입니다.
두 아들과 이어가는 장어의 길
이제는 두 아들도 장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큰아들은 경동시장에서 장어 일을 이어가고, 작은아들은 별내 가게에서 함께 장어를 다룹니다.
아버지가 처음 장어를 배웠던 시장에서 아들이 다시 장어 일을 한다는 것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경험한 시행착오까지 모두 물려줄 수는 없겠지만, 장어를 대하는 기본만큼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장어를 고르는 눈보다 먼저 정직하게 장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고객에게 보내는 장어를 손질할 때마다 한 가지를 생각합니다.
“내 부모님과 내 아이들이 먹는 장어라면 어떻게 준비할까?”
그렇게 생각하면 장어 한 마리도 가볍게 다룰 수 없습니다.
조금 더 꼼꼼하게 상태를 살피고, 조금 더 깔끔하게 손질하고, 포장이 잘되었는지 한 번 더 확인하게 됩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은 특별한 광고 문구가 아닙니다.
경동시장 새벽부터 지금까지 장어 일을 이어오게 한 가장 기본적인 약속입니다.
장어의꽃이 지키는 세 가지 원칙
첫째, 장어의 상태를 한 마리씩 살펴 신선하게 선별하겠습니다.
둘째, 고객이 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정성껏 손질하겠습니다.
셋째, 중량과 구성, 원산지와 배송 방법을 정직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좋은 장어는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원물을 살피는 눈과 손질하는 손,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마음이 함께해야 합니다.
오늘도 새벽의 마음으로
시장은 매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제 장어를 잘 골랐다고 오늘도 저절로 좋은 장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들어오는 장어를 다시 살피고, 처음 장어를 배웠던 마음으로 손질해야 합니다.
장어의꽃은 경동시장 새벽에서 배운 책임과 정직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도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민물장어를 한 마리씩 살펴보고 정성껏 손질해 보내드리겠습니다.
네이버에서 ‘백강장어’를 검색하시거나 아래 링크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